어린이 지능에 영향을 주는 비교적 잘 알려진 물질이 납이나 간접흡연이라면, 최근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환경영향물질은 비스페놀 A (Bisphenol A)나 프탈레이트(Phthalate) 등으로 이들은 소위 말하는 ‘환경호르몬’이다. 이들 ‘환경호르몬’이라고 지칭되는 물질들은 인체 내에서 우리가 원래 정상적으로 지니고 있는 호르몬들과 같은 수용체에 결합하여 호르몬의 신체 조절 작용에 혼란을 주는 물질들이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제조 시 사용되는 물질로 화장품, 장난감, 세제 등에 포함되어 있다.
국내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임신 중 산모들의 요에서 측정된 프탈레이트농도와 신생아 신경행동발달 저하가 연관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학령기 아동의 요중 프탈레이트농도가 높을수록 아이들의 지능이 떨어지고 산만함이 증가한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현재까지 비스페놀 A에 대한 연구는 동물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지만, 미국 보건부의 국가독성 프로그램(National Toxicology Program) 보고서에 따르면, 비스페놀 A가 태아, 영유아 및 아동의 뇌와 행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의 근거를 5단계로 나누었을 때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어느 정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프탈레이트나 고용량의 비스페놀 A는 생식기관에 유해한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자아동에 있어서 생식기형의 증가, 정자수의 감소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경호르몬의 문제점들에 대한 인식이 이미 확산되어 유럽에서는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를 첨가한 장난감과 어린이용 제품의 생산이 금지되었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어린이들의 노출을 감소시키려면,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가능하면 줄이고 특히 유아의 젖병, 장난감 등 유아들이 자주 빠는 물건들에 있어서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용 샴푸나 세정제에도 프탈레이트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전자레인지 사용 시에는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랩 등은 벗기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용기들의 분리배출을 통하여 이러한 물질들이 우리의 토양과 공기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인지발달과 정신건강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아이들은 모두 같은 공기로 숨쉬고, 같은 토양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똑똑한 내 아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환경에 대하여 평소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는 어른들이 먼저 금연을 하고, 조금 비용이 더 들더라도 무연 휘발유를 이용하며,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쓰레기는 재활용 분리 배출을 철저히 하고, 배출을 최소화하여 맑은 공기와 깨끗한 토양을 물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실제 미국에서 납성분 페인트를 금지하고 휘발유에서 납성분을 제거하자, 어린이들의 평균 지능이 상승하는 것을 보고한 자료가 있다. 우리가 오늘, 환경에 대하여 생각하는 마음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인지 발달을 보장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