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 환경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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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 environmental perspectives |
■ 환경관의 개념 정의
환경관은 둘러싸인 것을 무엇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생태학에서는 생물 개체를, 물리학에서는 체계(system)을, 사회학에서는 어떤 마을이나 집단을, 경제학에서는 기업, 국가, 가정, 개인 등을 설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환경에 대한 정의나 이해가 변할 수 있다.
환경을 자연환경에 국한할 경우 환경관은 자연관과 거의 동일하게 여겨질 수 있다. 통합적 접근을 강조하는 2015 환경과 교육과정에서는 생태계와 사회체계를 모두 환경에 포함함으로써 가장 넓은 의미의 환경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환경의 범위를 중심으로
환경이란 무언가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생태학에서는 어떤 생물 개체를 둘러싸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그 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 또는 조건을 가리킨다. 물리학에서는 어떤 단위 계(system)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엔트로피를 방출하는 외부를 가리킨다. 따라서 환경이라는 말은 이 세계나 관심의 대상을 둘러싸인 것과 둘러싼 것의 두 영역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관점을 담고 있다. 환경교육에서 환경은 흔히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o 자연환경: 가장 좁은 의미의 환경은 인간의 삶의 조건으로서 물, 공기, 토양, 생물, 또는 강, 바다, 숲과 같은 자연적인 환경을 가리킨다. 이런 경우 환경문제는 주로 강이나 공기가 오염되고 숲이 파괴되고 생물이 멸종되는 상황을 나타낸다. 근대화 이전에는 인간이 주로 자연으로부터 삶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얻었다는 점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결정적인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 대응하는 환경은 인공환경이다.
o 물리적 환경: 산업화, 도시화로 대표되는 근대화 이후 환경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환경도 포함하게 되었다. 건물, 도로, 공장, 댐 등 인간에 의해 조성된 환경도 자연환경 못지않게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게 되었고, 이런 인공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보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물리적 환경 중에는 논밭이나 인공저수지처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 즉 인공생태계도 있다. 물리적 환경에 대응하는 환경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또는 비(比)물리적 환경이다.
o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 인간의 삶의 질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 환경에 의해서도 그 못지않게 영향을 받는다. 또한 자연환경이든 인공환경이든 물리적 환경은 인간 사회의 경제적, 정치적, 심리적 체계와의 상호작용 과정을 거쳐서 유지, 조성, 관리, 보전된다. 따라서 가장 넓은 의미의 환경은 물리적 환경(생태계, ecosystem)과 사회적 환경(사회체계, social system)을 모두 포함하고, 이 두 체계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과 그 결과를 포함하는 것이다. 2015 개정 환경과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환경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다.
■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인간은 자연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아왔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자연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보는 관점은 크게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생태중심적 관점과 자연을 인간보다 아래에 두거나 인간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인간중심적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을 조금 더 세분하면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o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보는 관점
많은 생태학자나 생태주의자들은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생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공동체라고 주장한다. 백인들의 환경 파괴를 비판한 것으로 유명한 시애틀 추장의 ‘우리는 모두 형제다’라는 표현, 동학의 ‘만물이 만물을 먹여 살린다[以天食天]’는 생각, 인도의 ‘만물이 만물을 서로 비춘다’는 인드라망 사상도 비슷한 관점을 보여 준다. 고대 천문학의 발달에서 보듯이 오래 전부터 인류는 자연의 변화에 질서와 규칙이 있다는 생각을 가졌고, 그 질서와 규칙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 행위의 도덕성은 그 질서를 알고 따르며 조화를 이룰 때 달성된다고 가르쳤다.
o 인간이 자연을 소유하고 이용하는 존재라고 보는 관점
데카르트 이래 자연은 외부의 힘에 의해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물질 또는 기계로 취급되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며, 자연은 인간의 필요나 욕구를 채워주는 자원이다. 따라서 베이컨 등의 계몽자주의자들은 이성을 가진 인간이 자연의 규칙과 작동 원리를 잘 알면 인간을 위해 자연을 더 잘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성을 가진 인간이 자연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생존을 위해 자연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자연을 지배하고 다른 생명체를 맘대로 다루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o 자연은 악하며, 인간은 자연을 다스리고 지배해야 한다고 보는 관점
예수는 사막에서, 부처는 황무지에서 악마의 유혹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중세에는 숲에 살던 많은 여자들이 마녀로 잡혀가 화형을 당했다. 이때 황무지(wilderness), 사막, 숲 등의 자연은 악마들이 사는 위험한 곳이며, 정복하여 없애거나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으로 바꿔 관리해야 하는 공간이다. 산 정상을 정복했다거나 처녀림(virgin forest)을 개발했다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은 정복이나 지배의 대상이 되곤 했다.
o 자연은 신성하고 인간은 자연을 경외해야 된다고 보는 관점
고대에 자연은 흔히 인간이 알 수도 없고 범접할 수도 없는 초월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홍수, 화산, 해일 등의 경험 속에서 자연은 두려움과 숭배의 대상이 되었으며, 자연이 곧 신이라고 주장도 제기되었다. 우리나라의 민속 신앙 속에서는 당산나무에 나쁜 짓을 하고는 무사할 수 없다. 나무, 강, 우물은 물론 심지어 부엌과 헛간에도 신이 있다고 믿었고, 함부로 다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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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2018) 생태시민성과 페다고지 : 에코토피아로 가는 길북큐브네트웍스.
데이비드 페퍼 지음, 이명우 외 옮김(1990) 현대환경론 : 환경문제에 대한 환경철학적·민중론적 이해, 한길사.
박이문(2014) 환경철학의 이해, 신광문화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2018) 생태문명 생각하기 : 내 삶을 바꾸는 환경철학, 크레파스북.
한면희(2000) 환경윤리, 철학과 현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