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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기름 유출과 건강영향

구분 :
칼럼
작성일 :
2012-01-26 17:24:21
조회수 :
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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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환경이야기 - 1

  

기름 유출과 건강영향

 

 

석유 없는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잠깐만 생각해 보아도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수단은(심지어 가짜 휘발유까지도) 물론,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의 대부분은 석유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뿐인가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 제품과 약품, 여러 가지 일상생활 용품들의 원료도 가만히 따져보면 대부분 원유를 정제하여 얻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석유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하루에도 20만 톤이 넘는 거대한 규모의 유조선 몇 대가 동원되어 원유를 운반해야만 한다. 정유 과정을 거쳐 생산된 기름은 유조차와 송유관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이 과정을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기름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잠깐의 사고로도 많은 양의 기름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에 하나 기름이 유출될 경우 어떠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이 불행한 예를 우리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건(2007년), 씨프린스호 사건 등을 통해 경험하였다. 원유는 수 천종의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40%는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등 소위 BTEX라고 부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로서 수 일 이내로 거의 대부분 휘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로 분류되는 많은 화합물들이 있는데 이들은 휘발성은 떨어지지만 장기간 잔류하고 이보다 더 무거운 타르 같은 물질들은 바다에 계속 남아있게 된다.

원유 속에는 수은, 바나듐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해금속도 포함되어 있다. 바다에 흘러들어간 원유는 VOCs가 휘발한 이후에도 남은 물질이 물과 결합하여 부피가 4배 정도로 커지게 되어 바닷물 위를 떠돌다가 해안에 들러붙거나 잘게 쪼개져 물속으로 가라앉게 된다. 원유의 성분은 대부분 자연분해가 되지 않으므로 바다에 남을 경우 결국 먹이사슬 등을 통해 우리 식탁에 오를 수도 있다.

원유 성분 중 VOCs 계통은 벤젠과 같이 발암성을 가진 물질도 있으며, 나머지의 경우에도 다량 흡입할 경우 중추신경에 영향을 미쳐 술에 취한 것 같은 급성 중독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적인 노출은 만성적인 중추신경장애, 태아성장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PAHs 중 일부는 발암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한편, 해안에 들러붙은 기름찌꺼기를 제거하는 방제작업 과정에서 잔류한 VOCs를 비롯하여 PAHs 물질들은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수은 등의 유해중금속도 호흡기를 통해 흡입될 가능성이 있다.

태안지역에서 방제작업 등을 통해 기름찌꺼기에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결과, 호흡기 및 눈의 자극, 피부염 등의 증상과 더불어 천식 및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방제작업을 한 사람들의 알레르기 및 천식 유병률이 더 높았는데 이를 토대로 초기에 오랜 기간 방제작업을 한 사람에서는 장기적으로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이 더 높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기름으로 오염된 지역은 주민들의 생활터전이 파괴되고 생계가 마비되어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정신증상이 증가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과 같은 질환으로 장기간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고농도의 화학물질 노출은 다중화학물질과민성과 같은 질환을 유도하기도 한다.

기름은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직접 노출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건강에 나쁜 영향들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산모나 어린이는 물론 기관지천식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기름 노출은 많은 건강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가까이 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불가피하게 기름을 취급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방독마스크, 방호복, 두터운 고무장갑 등의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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