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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과 사춘기 발달

구분 :
칼럼
작성일 :
2014-02-17 14:33:51
조회수 :
4,680

누구나 알고 있듯이 사람은 태아기를 거쳐 엄마의 품안에서 세상 밖으로 나와 어른이 되기까지 일련의 성장과 발달과정을 겪게 된다. 이러한 성장과 발달에는 갖고 태어나는 유전적 인자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이외에도 영양상태와 환경 인자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른이 되어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소아 및 청소년기에 시기에 맞는 성장과 발달을 하는 것 역시 현재의 건강 및 성인기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춘기 시기는 이러한 성장과정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춘기는 몸과 마음이 성숙해가는 시기로 특히 사춘기 시기 중 2년에서 2년 반 동안의 급성장은 최종 성인 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외형적 모습이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키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비만 아동이 많이 증가한 상황이고, 사춘기의 시작 시기는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성조숙증에 속하는 아동의 수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춘기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인종 및 민족 간 차이도 있겠지만, 비e: 0pt;">(내분비적 교란물질)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미디어의 노출을 통해 성인물에 대한 접촉이 용이해졌으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일회용 용기의 사용이 많아졌고, 인스턴트음식의 섭취가 증가하였다. 그런가 하면, 저학년 때부터 학교나 학원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냄으로써 상대적으로 맘껏 뛰어 노는 시간은 적어져, 운동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주변 환경은 직간접적으로 사춘기의 시작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춘기의 시작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여아에서 만 8세 이전에 유방의 발달을 보이거나, 남아에서 9세 이전에 고환의 용적이 4cc보다 크거나 장축의 길이가 2.5cm보다 커지면 성조숙증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의심이 되면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성조숙증은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병적 원인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는 특별한 질환 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유전 및 환경인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견이 있기도 하지만 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 콩제품 등이 사춘기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여러 보고들이 있다. 산업화의 발달로 이러한 환경호르몬이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인스턴트 음식이나 가공식품, 물병이나 우유병, CD, DVD 등을 통해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많은 유전적 인자가 밝혀지고 있지만, 환경 인자를 조절함으로써 성조숙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자신이 또래 친구들보다 신체변화가 일찍 온다고 느낄 때는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게 좋다. 부모님 또한 자녀가 초등학교 2, 3학년부터 가슴발달을 보이거나, 또래의 아이들보다 유난히 키가 큰 경우, 또는 건강기록부에 기재된 키가 최근 1년 동안 7cm 이상의 성장속도를 보였다면, 사춘기가 시작된 것인지를 생각하고 필요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남아의 경우에는 사춘기 초기에 키가 크는 것이 아니어서 일찍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고환의 크기가 커지거나, 또래보다 발육이 빠른지를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관찰해보는 것이 좋다.

 

사춘기를 잘 맞이하고 잘 보내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을뿐더러,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또한 비만아에서 초경도 더 일찍 올 수 있고, 최종 성인키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키보다 더 작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과 체중 조절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본다면 긍정적 사고와 규칙적인 생활습관, 건강한 식단과 적당한 운동 등을 들 수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성적매체의 접촉을 피하며, 한 가지 음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 식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가급적 가공식품이나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 또한 환경호르몬 노출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지나친 콩 제품의 섭취도 바람직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무조건 콩 제품을 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예로 2형 당뇨병으로 진료중인 9세 남아가 있다. 발병 후 수개월에 걸쳐 10kg 이상의 체중을 줄인 결과, 인슐린 주사뿐만 아니라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혈당이 잘 조절되었기에 비결을 묻자, 방긋 웃으며, ‘의사선생님께서 지시하신대로 먹는 양을 줄이고 태권도를 열심히 하였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를 꾸준히 실천했을 때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환경 및 바람직한 생활 습관에서 건강한 신체가 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매일 즐겁고 성실히 생활하면 좋을 것 같고, 신선한 야채와 채소를 많이 먹으며, 가공식품을 피하고, 과체중을 방지하며, 적당한 운동을 생활화 하는 것은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 : 유지숙 교수(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