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환경이야기 - 2
나노입자에 대해 알아봅시다
최근 나노입자(nanoparticle)를 포함한 화장품, 의류, 스포츠 용품, 항균약품 등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조 판매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제품들은 나노입자가 갖는 고유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광학적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국제 표준화기구(ISO)에 따르면, 나노입자란 크기가 100 나노미터(nm, 1 밀리미터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되며 머리카락의 두께를 약 십만 번 가량 자르면 되는 길이) 범위의 크기를 갖는 미세한 입자를 말한다.
나노입자의 종류에는 일반적으로 고유한 성질을 갖도록 공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공학용 나노입자(engineered nanoparticle), 대기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대기 초미세입자(ambient ultrafine particle), 그리고 작업장에서 연소나 작업공정을 통하여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나노입자(incidental nanoparticle)가 포함된다. 나노입자가 기존의 일반적 크기의 물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징을 나타내는 장점이 있는 반면, 최근 수 년 전부터 나노입자의 이러한 고유한 성질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대두되었다.
실험동물을 이용해 밝혀진 나노입자 독성연구에 의하면, 은나노 입자는 실험용 쥐의 피부조직과 폐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나노티타늄 산화입자가 포함된 음료수를 먹은 쥐에서는 나노입자에 의한 유전자 손상이 관찰된 바 있다. 한편 암 치료제의 전달물질로 제안된 단일벽면 탄소나노튜브(single-walled carbon nanotubes)는 사람에게서 폐질환 또는 폐의 점진적인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일반적인 크기의 입자(거시입자, macro-particle)들과 비교하였을 때, 나노입자의 어떠한 성질이 인체에 잠재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입자성 물질들의 호흡기를 통한 인체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사항이 고려된다. “얼마나 많은 입자를 흡입하는가 ”와 “그 입자가 어떠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를 파악하여 인체영향을 관찰하거나 예측한다.
그러나, 나노입자에 있어서는 단순히 기존에 통용되는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결정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고 있다. 즉, 기존의 입자들과 달리 매우 작고 미세하기 때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징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노입자는 입자의 크기(size), 형태(shape), 응집상태(agglomeration state), 표면적(surface area), 표면화학특성(surface chemistry), 용해도(solubility), 나노결정구조(nano crystalline structure) 등이 각각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나노입자 독성연구 결과와 관련하여 특이한 사항은 호흡기(코나 입)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 나노입자는 그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가거나, 흡입된 입자들이 혈관 속으로 침투할 수 있으며 다른 장기로도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노입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노출될 수 있을까 은나노 입자로 항균 처리된 의류를 세탁할 때 나노입자가 하수로 방출될 수 있고, 이어 이 하수는 식물이 사는 땅속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작업장에서 발생한 공학용 나노입자는 공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고, 제품 속에 포함된 나노입자는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사용, 폐기 그리고 재활용될 때 까지 우리 생활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다. 특히 화장품, 의류 등 소비자 제품의 경우는 사용 과정에서 나노입자들이 우리 몸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의 상당수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동안 단기간에 대량으로 방출될 확률은 낮지만, 생산 사용 폐기 재활용이라는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품들을 만드는 작업자들에게는 나노입자에 대한 노출 위험성이 일반인 보다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나노입자의 독성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나노입자 유해성에 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이 많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나노입자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마도 향후 10년 이내에는 이러한 의문들 중 상당 부분은 답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병행하여 다양한 나노입자에 대한 유해성이 충분히 밝혀질 때까지, 대기환경과 작업장에서 나노입자의 방출과 노출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와 학계 등은 일반 국민들에게 교육, 홍보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나노입자에 대한 노출경로와 대처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현재로서 환경과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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