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환경이야기-2
프탈레이트 노출과 어린이 건강
최근 프탈레이트 물질에 대한 소비자 제품에서의 검출 사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 제품 중에 영아(1~3세), 유아(4~7세) 및 어린이(8~13세)가 주로 사용하는 제품(어린이용품)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09년 7월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 보도자료에 의하면 어린이 완구 등 14개 제품군 170개 제품에 대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20개 유해물질의 위해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일일섭취허용수준(평생동안 매일 섭취해도 건강에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노출량)을 넘은 유해물질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3종이었다(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DBP:디부틸프탈레이트, DINP: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 특히 유의가 필요한 제품은 유아용 완구(딸랑이, 삑삑이, 오뚝이)와 어린이용 인형(동물인형 포함)으로서, 유아용 완구의 경우 22개 제품 중 3개 제품(13.6%)에서 프탈레이트가 일일섭취허용수준 이상 노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같은 해 2009년 4월 지식경제부 보도자료에서도 시중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제품을 조사한 결과, 보행기, 유모차, 완구, 유아용침대 및 접촉성 섬유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프탈레이트류는 193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화장품, 어린이용 장난감, 주방 및 화장실의 세제, 방과 거실의 바닥재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프탈레이트가 사용되어 함유 가능한 제품 종류로는 비닐벽지, 테이블보, 마루타일, 가구장식품, 샤워커텐, 분무용 호스, 비옷, 인형, 신발, 자동차 실내장식재료, 쇼파 등에서의 스프링, 제품 커버, 전선 케이블 덮개, 의료용 튜브, 혈액보관 용기 등이 있다. 또한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PVC(폴리염화비닐)는 의료시험 및 수술용 장갑 및 투석과 수혈 도구에 의해 노출될 가눙성이 있다.
우리 몸안에서 내분비계에 장애를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DEHP 등)는 냄새와 색이 없는 액체기름으로 플라스틱을 비롯하여 로켓 연료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로서 플라스틱에 첨가될 경우에 탄력성, 내열성, 광택성 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프탈레이트의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특히 DEHP, DnBP 등은 동물실험 결과, 쥐 몸속의 간·신장·심장·폐·혈액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형아 출산, 생식기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성 질환으로서 대표적인 환경성질환인 아토피, 천식에도 영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내분비계장애물질인 프탈레이트가 제품에서 어떻게 우리에게 노출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장난감과 같은 제품에서 화학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채 그물 구조 내에서 떠다니며 존재하는데 따라서, 제품의 수명이 다할때까지 가소제가 지속적으로 방출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우리가 새 가구를 구입했을때 보통 초기에만 폼알데하이드(HCHO)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지만,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제품의 경우에는 구입 초기부터 노후화 될 때 까지 지속적으로 프탈레이트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프탈레이트는 환경 중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몸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공기 중을 통하거나, 먼지에 포함된 프탈레이트를 흡입하기도 한다(흡입노출). 또한,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제품을 빨거나 또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물을 섭취할 때 노출될 수 있으며(경구노출), 제품을 손으로 만지는 등 제품에 몸을 접촉함으로써 노출될 수 있다(피부노출). 이 가운데 경구노출, 즉 입을 통한 프탈레이트의 노출이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음식을 보관할 때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하더라도 제품에 표시된 안전마크 획득 제품 또는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바닥에서의 놀이 등으로 인한 먼지 흡입이 노출요인이 되므로, 부모들은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주기적으로 제거하여 집안을 청결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어린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입에 물거나 빨지 못하도록 하며, 먼지의 경우 장난감, 교육자료 등에 묻어 손으로 전달되고 손을 입으로 가져가는(hand-to-mouth) 행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이밖에도 프탈레이트의 인체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누 등을 사용하여 손을 자주 씻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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