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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환경보건동향】 화재·폭발에 전자파까지… 불안한 ''손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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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작성일 :
2018-08-24 10:07:48
조회수 :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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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품된 손선풍기, 전자파 '위험 수준'… 암·발달장애·면역변형·우울증·신경질환·생식기능 장애 유발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손선풍기와 전자파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손선풍기와 전자파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여름철 필수품 손선풍기에서 높은 수준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이에 지속적 노출시 백혈병·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선풍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G마켓에 따르면 손선풍기는 여름철 국민 필수 아이템이 됐다. G마켓이 지난 6월1일부터 26일까지 선풍기 판매량을 종류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전체 선풍기 판매량 중 손선풍기 비중이 51%로 가장 높았다. 이는 3년 전인 2015년 6월보다 2배 이상(12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오른 수치다.

하지만 손선풍기에서 높은 전자파가 측정됐단 조사 결과가 나오며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발표한 '손선풍기 전자파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서울에서 판매된 손선풍기 13종 중 12종에서 전자파가 높게 측정됐다. 이들 12종은 인체와 1㎝ 거리 밀착한 상태에서 평균 647.6mG(미리가우스, 최저 50~최고 1020mG)에 이르는 전자파가 발생했다. 정부의 전자파 노출 기준인 833mG를 넘어선 것만 4종에 이르렀다.

◇전자파, 발암가능물질… "韓, 전자파 노출 기준 너무 높아"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미 정부의 전자파 노출 기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 그마저 훌쩍 뛰어넘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자파 노출 기준은 일시적인 충격의 수치를 의미하는 국제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ICNIRP)의 권고기준 833mG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사전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기준을 정한 스웨덴(2mG), 네덜란드(4mG), 스위스 ·이스라엘(10mG)에 비해 각각 414배, 108배, 83배에 달하는 수치다.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지식경제위원회 김제남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우리나라 전자파 기준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는 전자파를 휘발유, 살충제, 납, 배기가스 등과 함께 발암물질 2B(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센터는 3~4mG이상의 전자파에 만성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발병률이 2배 이상 높아지고 암·발달장애·면역변형·우울증·신경질환·생식기능 장애 등을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전자파는 체내 면역체계가 완벽하게 형성되지 않은 유아와 청소년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손선풍기와 전자파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손선풍기와 전자파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예방 방법은 … "멀리 떨어뜨려 사용해야"
예방방법은 멀리 떨어뜨려 사용하는 것이다. 거리가 충분하면 전자파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인체와 1㎝ 거리 밀착한 상태에서 손선풍기를 사용할 때 평균 647.6mG였던 전자파는 거리가 5㎝로 떨어진 경우 평균 38mG(최저 2.4∼최고 60.6mG)로 떨어졌다.

하지만 더 많이 떨어뜨려 사용해야 비로소 안전한 수치로 떨어진다. 손선풍기를 측정기에서 25㎝ 떨어뜨려 사용할 경우 전자파 수치가 평균 0.57mG(최저 0.2∼최고1.0mG)로 줄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안전한 손선풍기 사용을 위해서는 머리와 얼굴로부터 25㎝ 이상 떨어뜨린 상태에서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또 "어린이와 임산부는 손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고, 꼭 사용해야 한다면 25㎝ 이상 떨어뜨려 사용하고 시간과 횟수를 줄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손선풍기 손잡이 부분에서도 평균 85.8mG(최저 37.4∼최고 168.8mG)의 전자파가 검출된 만큼 책상 등 평평한 곳에 손선풍기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밝혔다.

문제는 손선풍기가 야외에서 이동시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손잡이를 들고 인체에 밀착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25㎝ 이상 떨어뜨려 사용하려면 어린 아이의 경우 손선풍기를 든 손을 쭉 펴서 사용해야하고, 어른은 손을 약간 구부리고 사용해야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예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잇따른 손선풍기 안전 논란… 전자파·폭발·화재
사실 손선풍기 안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중국산 미인증 제품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4월말까지 손선풍기 안전사고가 40건 접수됐다. 사고 원인은 폭발이나 화재, 과열, 발연 등이 20건(50%)으로 가장 많았다. 예컨대 지난해 5월10일 경기도 파주시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중국산 저가품 손선풍기 배터리가 폭발했는데, 이 선풍기는 안전성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었다. 이 사고로 학생 13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소비자원은 "KC 인증마크, 전자파적합등록번호, 리튬전지의 안전인증번호중 1개라도 누락될 경우 불법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하고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KC마크, 전자파적합등록번호 및 안전인증번호 표기 방법 및 표기 사례 /사진=한국소비자원
KC마크, 전자파적합등록번호 및 안전인증번호 표기 방법 및 표기 사례 /사진=한국소비자원

하지만 이번에 전자파를 과다 배출해 문제가 된 손선풍기 12종에는 버젓이 KC 마크(인체 무해성·내구성·안정성 검증 완료)과 전자파적합등록번호(전자파 인증 완료)가 찍혀있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제 무엇을 믿어야할지 모르겠다는 탄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여름 내내 손선풍기를 사용했다는 대학생 이모씨(25)는 "내내 얼굴에 가까이 대고 사용하는 제품이라 인증 마크를 확인하고 좋은 것으로 구매했다. 그런데도 문제가 발생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손선풍기 전자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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