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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다이옥신 노출을 줄이기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

구분 :
칼럼
작성일 :
2013-01-15 13:32:54
조회수 :
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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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소각장을 중심으로 대두되었던 다이옥신 문제는 지엽적이고 구체화되지 못하였으나, 1999년의 벨기에산 닭 및 돼지 사료의 다이옥신 오염사건은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로, 2005년 국내 소금 다이옥신 파동은 전 국민적인 문제로 각각 부각됐다.


  다이옥신(polychlorinated dibenzo-p-dioxin : PCDD)은 두 개의 벤젠 고리에 산소 원자 2개가 연결된 구조를 가진 화합물로 1~8개의 염소원자가 결합한 형태로 치환된 위치에 따라 75종의 이성질체가 존재한다. 또한 다이옥신과 유사한 물질로 두 개의 벤젠 고리에 하나의 산소원자가 결합된 퓨란류(polychlorinated dibenzofuran : PCDF)가 있는데, 흔히 이 두 물질을 총칭하여 다이옥신이라고 부른다.


  다이옥신이 문제가 되는 것은 환경 중에 장기간 잔류하여 각 생물에 농축된 뒤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엔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는 점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래트, 마우스, 햄스터 등 실험동물에서 발암성 증거가 충분하고, 이탈리아 세베소 지역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역학 연구 등에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인체 암 유발 증거가 확보되었음을 근거로 하여, 1997년 1월 2,3,7,8-TCDD를 인체 발암성 물질(그룹 1)로 분류하였다. 현재까지 알려진 다이옥신의 인체 유해영향은 호르몬·발육·생식기·면역 기능 이상과 암 유발 등이다.


  다이옥신은 모든 환경시료(대기, 수질, 토양, 어패류 및 식품 등)에서 검출되고 있으며, 이 물질은 주로 공장매연, 폐기물 배출 및 처리, 그리고 염소를 함유한 물질을 소각할 때 발생된다. 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발생원은 소각이다. 따라서 규정에 맞는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소각 시설이나 개인이 임의로 불법 소각을 하는 것은 내 스스로가 다이옥신을 발생시키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플라스틱이나 폐비닐 등을 태울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다이옥신은 주변의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거나, 기류를 통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공기 중에 떠돌던 다이옥신의 일부는 먼지가 되어 토양, 식물의 잎, 하천으로 가라앉는다. 다이옥신이 함유된 농약을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식물이나 토양에 일부가 축적되며, 일부는 물에 의해 씻겨 내려가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게 된다.


  다이옥신이 묻어있는 토양이나 풀을 소, 돼지, 닭 등의 가축이 먹게 되면 가축의 혈액 및 지방 성분에 다이옥신이 쌓이게 돼 가축의 고기, 난류 및 낙농품에도 역시 다이옥신이 함유된다. 벨기에산 돼지고기도 다이옥신으로 오염된 사료를 먹은 돼지의 체내에 다이옥신이 축적되어 문제가 된 것이다.


  강이나 바다로 흘러간 다이옥신은 바닥의 침전물에 쌓여 있거나 물속을 떠다니다가 그곳에 서식하는 미생물, 플랑크톤 등의 아주 작은 생물체의 몸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다이옥신에 오염된 미생물이나 플랑크톤을 작은 물고기가 먹고, 작은 물고기를 더 큰 물고기가 먹는 먹이 사슬에 의해 다이옥신은 이들의 몸속에 급격하게 쌓여 점점 더 많은 양이 축적된다.


  이와 같이 다이옥신에 오염될 우려가 높은 식품은 육류, 낙농품, 난류, 생선, 조개류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인간은 다이옥신에 오염된 식품들을 평생 동안 먹게 됨으로써, 몸속에 다이옥신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다이옥신은 체내 축적성 물질이므로 고래, 상어 등 수명이 긴 동물일수록 함유 농도가 높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의 체중 1㎏당 1~4 피코그램(1조분의 1그램) 이하의 다이옥신을 평생 섭취한다면 그로 인한 심각한 유해 영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식품 및 환경오염으로 인한 일일 평균 다이옥신 노출량은 성인의 체중 1㎏당 약 0.6 피코그램 수준으로 조사된 바 있어 다이옥신에 오염된 먹거리를 많이 오랫동안 먹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다이옥신에 의한 건강 악영향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국내 성인의 일일 평균 다이옥신 노출량의 8%는 대기 등 환경오염에 의한 직접 노출로 인한 것이며, 약 92%는 식품을 통해 노출된다. 미국, 유럽 등 육류 및 유제품 섭취를 선호하는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어패류 섭취로 인한 기여율이 가장 높다.


  현대사회에서는 육류나 고지방 식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식단을 현명하게 잘 선택해야 한다. 어린이들과 임신 가능한 연령의 여성들은 다이옥신과 폴리염화비페닐과 같은 환경호르몬 물질에 오염된 물고기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사실상 오염된 생선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원산지가 분명하지 않은 조개 및 생선류는 되도록이면 구입하지 말도록 한다. 또한  다이옥신을 많이 함유할 가능성이 있는 버터 등 동물성 지방 섭취를 피하고 대신 야채와 곡류, 과일이 풍성한 식단을 택하는 것이 좋다. 유기농 야채를 사거나 직접 기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굳이 다이옥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환경문제가 개방된 세계 사회에서 통상교역의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음은 익히 잘 알고 있는 바이다. 더욱이 먼 미래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현명한 먹거리를 찾는 소극적 대안보다는 근본적인 다이옥신 근절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이옥신과 같이 잔류독성물질을 지구상에서 근절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잔류성유기오염물질에 관한 스톡홀름협약(POP's 협약)’에 우리나라도 가입하였으며, 연소과정, 화학공정 등의 주요 다이옥신 배출원을 원천적으로 잘 관리함으로서, 총량적으로 다이옥신의 배출이 계속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도 플라스틱과 일회용기 등의 사용을 억제하고, 재활용과 재사용을 생활화하여 다이옥신 배출을 가중시킬 수 있는 소각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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