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만과 학교 급식
최근 우리나아 소아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비만이라고 한다. 이는 10여년 전인 1997년에 비하면 1.5배 증가한 수치인데, 특히 초등학교와 중,고등학생에서는 2배 정도 증가하였다. 어릴 때 비만이면 어른이 되었을 때 계속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7세 정상 체중이었던 어린이 중에서 12세에 비만이 되는 경우는 4.5%에 불과한 반면, 7세에 비민인 어린이 10~15세에 비만인 어린이 중에서 약 80%가 25세가 되었을 때도 비만이라고 한다.
게다가 비만인 어린이는 지방간, 당뇨병, 혈압 및 콜레스테롤 상승 등 어른들에게 주러 나타나는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린이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이며, 비만 예방은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 학교의 환경은 식사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교에서 접하는 음식은 학교 급식이 대표적이지만, 교내 매점이나 주변 식당 등에서 구매하는 간식 및 간편식 또한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학교 급식은 최근 안전한 급식과 무상 급식에 대한 문제가 많이 부각되면서 학부모들의 첨예한 관심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급식을 통해 음식 선택이나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교육과 실습이 가능하고 영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받을 수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전국 초, 중, 고교 및 특수학교의 거의 대부분(99.9%)인 11,303개교 734만명의 학생들에게 급식이 실시되고 있는데, 이는 모든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에 전면 개정된 학교급식법에 따라 학교장이 직접 급식을 운영, 관리하는 직영 급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2010년에는 전체 학교의 94.4% 인 10,596 개교에서 직영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개정된 학교 급식법 및 시행령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영양관리기준, 위생.안전관리, 식생활 지도 및 영양 상담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매년<학교급식기본방향>을 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어린이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영양관리 기준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학교 급식에서는 보통 점심 한 끼를 제공하기 때문에 영양관리 기준은 성별과 나이를 고려한 한 끼 식사의 에너지, 단백질, 비타민A, 티아민, 리보플라빈, 비타민C, 칼슘,철의 권장섭취량과 최소필요량을 보통 제시한다. 그렇다면 과연 급식에 대한 규정이나 정책이 실제로 학생들의 음식 섭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미국 텍사스 주는 2004년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 환경을 위하여 [텍사스 주 공립학교 영양 정책[Texas Pubilc School Nutrition Policy)] 을 발표하였다. 이 정책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과 더불어 매점, 음식물 자동판매기 등 모든 음식에 적용되며, 매우 구체적인 식사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지방이나 당분이 든 스낵과 탄산음료의 1인분 제공량을 줄이고, 모든 음식의 지방 함유량도 제한해 감자튀김과 같은 고지방 음식은 주 3회 이상 메뉴에 나올 수 없게 하였다. 또한 교내에서는 캔디류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 정책을 1년간 실시한 뒤 전산으로 기록된 급식 소비량을 정책 시행 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났다. 채소와 우유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단백질, 칼슈므 섬유소, 비타민A, 비타민C 등의 영양 섭취량이 증가하였고, 반면에 음료수, 과자류(snack chips) 강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는 식품 섭취는 줄었다. 또한 전체 에너지 중에서 지방에서 얻는 에너지도 감소하는 바람직한 변화가 나타났다. 한편 탄산음료, 캔디류, 과자 등의 간식 판매량과 섭취량고 감소했는데, 단 아쉬운 점은 이런 간식들을 집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 급식에 대한 정책적 노력은 학생들의 건강에 중요한 식사 및 간식 섭취에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효과를 높이려면 학교 급식, 매점, 자동판매기는 물론 심지어 집에서 가져오는 음식에서도 변화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출처 : 환경보건웹진 " 환경을 알면 건강이 보입니다. 제 10호"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가정의학과 유 선 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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